성폭력처벌법 장애인 추행 강간의 장애인 판단

1. 성폭력처벌법 장애인 추행 강간 기소

가. 검사는 장애인인 피해여성(다리를 절고 오른쪽 눈이 사실상 보이지 않으며 지체장애 3급으로 등록되어 있음)을 강간, 강제추행 등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기소하였다. 

나. 이와 관련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1) 피해자는 소아마비로 오른쪽 발바닥이 땅에 닿지 않아 타인의 부축 내지 보조기구 없이는 보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오른쪽 다리에 심하게 힘을 주면 아예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피해자는 교정 기구인 보정신발을 착용하여 생활하지만 그러한 상태에서도 일반인에 비해 걸음 거리가 매우 짧고 보행속도도 매우 느릴 뿐만 아니라 여전히 다리를 절며 걸어야 한다. 나아가 피해자가 이러한 보정신발을 항상 착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편 피해자는 왼쪽 눈으로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나 오른쪽 눈으로는 주변에 있는 상대방을 인식하기조차 어렵다.

  2) 피해자는 1996. 3. 27. 장애인등록되었고, 이 사건 당시에는 지체(하지기능)장애 3급(부장애 시각)의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3) 피해자의 옆집에 살고 있었던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사람들과 함께 몇 차례 피해자의 집을 방문하였고 피해자가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2. 2심, 장애인추행 강간 무죄

원심은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서 규정하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인 장애에 해당하려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를 특별히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피해자에게 그러한 장애가 있다거나 피고인이 범행 당시 피해자가 그와 같은 장애상태에 있었음을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일반 강간, 강제추행 등만 유죄로 판단하였다.

 

3. 피해자가 성폭력처벌법의 장애인이 문제된 사건

가. 대법원, 성폭력처벌법 장애인에 해당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6도4404, 2016전도49(병합)은 피해자는 오른쪽 다리와 오른쪽 눈의 기능이 손상되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로서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서 규정하는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 아울러 피해자의 외관 및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이러한 신체적인 장애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성폭력처벌법 제6조의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란 ‘신체적 기능이나 구조 등의 문제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그러한 장애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해당 피해자의 상태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고 비장애인의 시각과 기준에서 피해자의 상태를 판단하여 장애가 없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하였다.

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가 정한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의 의미와 판단기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고 한다) 제6조는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강간의 죄 또는 강제추행의 죄를 범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그러한 사람을 간음한 사람을 처벌하고 있다.

4. 15. 제정된 당초의 성폭력처벌법 제6조는 ‘신체적인 장애 등으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는 여자 내지 사람’을 객체로 하는 간음, 추행만을 처벌하였으나, 2011. 11. 17.자 개정 이후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여자 내지 사람’을 객체로 하는 강간, 강제추행 등도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개정 취지는 성폭력에 대한 인지능력, 항거능력, 대처능력 등이 비장애인보다 낮은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범죄를 가중처벌하는 데 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는 장애인을 ‘신체적ㆍ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고 성폭력처벌법과 유사하게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범행의 특칙을 두고 있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는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 개념을 그대로 가져와 장애 아동ㆍ청소년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장애를 ‘신체적․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이 장기간에 걸쳐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는 상태’라고 규정하면서, 그러한 장애가 있는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면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서 규정하는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이란 ‘신체적 기능이나 구조 등의 문제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장애와 관련된 피해자의 상태는 개인 별로 그 모습과 정도에 차이가 있는데 그러한 모습과 정도가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서 정한 신체적인 장애를 판단하는 본질적인 요소가 되므로 신체적인 장애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해당 피해자의 상태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고 비장애인의 시각과 기준에서 피해자의 상태를 판단하여 장애가 없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본 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도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이러한 신체적인 장애가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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