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2차 교통사고 사망 책임 사례

1. 운전자의 업무상 주의의무

 가. 비오는 경우 주의의무

   1) 빗물로 노면이 미끄러운 고속도로에서 진행전방의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앞으로의 진로를 예상할 수 없는 것이므로 그 차가 일시 중앙선을 넘어 반대차선으로 진입되었더라도 노면의 상태나 다른 차량 등 장애물과의 충돌에 의하여 원래의 차선으로 다시 미끄러져 들어올 수 있으므로 그 후방에서 진행하고 있던 차량의 운전자로서는 이러한 사태에 대비하여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도777 판결).

   2) 부득이한 사정으로 할 수 없이 중앙선을 침범한 경우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제2호의 중앙선침범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나 피고인이 고속도로의 주행선을 진행함에 있어서 비가 내려 노면이 미끄러웠고 추월선상에 다른 차가 진행하고 있었으므로 속도를 더 줄이고 추월선상의 차량의 동태를 살피면서 급히 제동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하여 추월선상의 차량이 피고인의 차선으로 갑자기 들어오는 것을 피하다가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넘어가 반대편 추월선상의 자동차와 충돌한 경우에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및 도로교통법 제108조 위반의 범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1. 1. 15. 선고 90도1918 판결).

 나. 경찰관이 정지신호를 보내는 경우 주의의무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경찰관이 약 10미터 전방에서 음주운전자가 운행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차량이 동료 경찰관의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진행하여 오는 것을 보고 그 차량에 대하여 다시 정지신호를 하여도 이에 계속 불응하면서 도주하려 하는 경우 그 차량의 진로를 가로막고 서거나 차량의 차체 일부를 붙잡아 정차하도록 하거나 정차를 강력히 요구하는 표시로 차체를 두드려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경각심을 일으키는 등 차량에 접근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음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정지신호를 보내오고 있는 경찰관을 발견한 운전자로서는 마땅히 차량을 정차시켜야 하고, 만일 계속 진행하더라도 속도를 줄이고 경찰관의 동태를 잘 살펴 안전하게 진행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위배하여 상당한 속도로 계속 진행함으로써 정차를 시키기 위하여 차체를 치는 경찰관으로 하여금 상해를 입게 한 운전자에게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도216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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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차 교통사고 발생자의 형사책임

  가. 피고인이 야간에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피해자를 충격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위 도로상에 전도케 하고, 그로부터 약 40초 내지 60초 후에 다른 사람이 운전하던 타이탄트럭이 도로위에 전도되어 있던 피해자를 역과하여 사망케 한 경우, 피고인이 전방좌우의 주시를 게을리한 과실로 피해자를 충격하였고 나아가 이 사건 사고지점 부근 도로의 상황에 비추어 야간에 피해자를 충격하여 위 도로에 넘어지게 한 후 40초 내지 60초 동안 그대로 있게 한다면 후속차량의 운전사들이 조금만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여도 피해자를 역과할 수 있음이 당연히 예상되었던 경우라면 피고인의 과실행위는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직접적 원인을 이루는 것이어서 양자간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대법원 1990. 5. 22. 선고 90도580 판결).

  나. 피고인이 운행하던 자동차로 도로를 횡단하던 피해자를 충격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반대차선의 1차선상에 넘어지게 하여 피해자가 반대차선을 운행하던 자동차에 역과되어 사망하게 하였다면 피고인은 그와 같은 사고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또한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은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88. 11. 8. 선고 88도928 판결).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예견가능성과 상당인과관계 여부로 1차 사고를 발생한 자의 책임을 판단한다. 즉, 1차 사고를 발생한 자가 피해자가 다른 차량에 의해 역과되어 사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어 1차 사고를 야기한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다.

 

3. 2차 교통사고 발생자의 형사책임

  가. 선행차량에 이어 피고인 운전 차량이 피해자를 연속하여 역과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1) 역과된 피해자 늦게 발견하고 역과하여 피해자 사망

   피고인(2차 사고자)은 이 사건 사고차량을 운전하고 편도 2차선 도로 중 2차로를 시속 약 60km의 속도로 선행 차량과 약 30m가량의 간격을 유지한 채 진행하다가 선행차량에 역과된 채 진행 도로상에 누워있는 피해자를 뒤늦게 발견하고 급제동을 할 겨를도 없이 이를 그대로 역과하였다.

   이 사건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 전까지는 좌측 얼굴에 피를 흘리고 있었던 것 외에는 신체나 의류에 외형적인 손상이 가해진 흔적 없이 도로에 반듯하게 누워있었던 사실, 그 후 제1심 공동피고인과 피고인의 차량이 피해자를 연속하여 역과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차량이 피해자를 약 10m 정도 끌고 감으로써 피해자의 온 몸이 꼬이고 두개골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등 신체 전반에 광범한 손상을 입게되었다.


  2) 인과관계와 주의의무 위반 인정

   [1] 피해자의 위 각 손상부위마다 생활반응이 나타난 이상, 피고인이 피해자를 역과하기 전에는 피해자는 아직 생존해 있었고, 피고인 운전차량의 역과에 의하여 비로소 사망하게 된 것으로 판단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 피고인 운전 차량의 역과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

   [2] 앞차를 뒤따라 진행하는 차량의 운전사로서는 앞차에 의하여 전방의 시야가 가리는 관계상 앞차의 어떠한 돌발적인 운전 또는 사고에 의하여서라도 자기 차량에 연쇄적인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앞차와의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진로 전방좌우를 잘 살펴 진로의 안전을 확인하면서 진행할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도5005 판결).

   ⇒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업무상 과실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 甲이 운전하는 선행차량에 충격되어 도로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 乙을 후행차량의 운전자인 乙이 다시 피해자를 역과한 경우

  1) 역과 후 8분 만에 역과 사망

   피고인 1이 술을 마신 후 시속 30~40km 정도의 속력으로 진행하다 도로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보지 못하고 충격하여 약 100m 가량을 끌고 간 뒤 피해자가 중상을 입었음을 확인하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도주하였고, 피고인 1이 피해자를 역과한 이후 불과 8분 만에 피고인 2가 시속 60~70km 정도의 속력으로 진행하다 재차 피해자를 역과하였고 피해자가 병원 이송 중 사망하였다.

 

  2) 사망의 결과를 1차 교통사고 발생자에게 인정, 2차 교통사과 발생자에 부정

  가) 피고인 1(1차 교통사고 발생자)

     피고인은 자신의 차량 하부에 끼어있던 대상이 사람임을 육안으로 확인하였음에도 피해자를 도로 위에 그대로 방치하고 현장을 이탈하여 피고인 2의 2차 사고에 대한 원인을 제공하였으며, 이후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음에도 범행 발각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대로 현장을 지나쳤다는 이유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을 인정하여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였다.

     ⇒ 2심 법원은 이를 기각하였다.

   나) 피고인 2(2차 교통사고 발생자)

     피고인(2)의 차량이 피해자를 충격한 2차 사고는 1차 사고 발생 시로부터 약 8분이 경과한 때임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유죄 인정 여부는 과연 피해자가 1차 사고를 당한 후 2차 사고 시까지 생존해 있었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자동차 운전자인 피고인(2)이, 甲(피고인1)이 운전하는 선행차량에 충격되어 도로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 乙을 다시 역과함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하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하였다고 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2) 운전 차량이 乙을 역과할 당시 아직 乙이 생존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4도3163 판결).

    ⇒ 1심은 피고인 2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을 인정하여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면서 3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였고, 항소심은 항소를 기각 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피고인(2)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하여 무죄취지로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하였다.

2차 교통사고 발생자는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결과책임주의로 판단한다. 2차 교통사고 발생자는 피해자가 1차 교통사고에 의해 피해자가 사망하였다면 사망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반면, 2차 교통사고 발생자는 피해자가 1차 교통사고에 의해 사망하지 않았다면 사망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지만 1차 교통사고 발생자와는 양형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4. 동시범 특례 적용 여부

  가. 상해죄에 있어서의 동시범은 두사람 이상이 가해행위를 하여 상해의 결과를 가져올 경우에 그 상해가 어느 사람의 가해행위로 인한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면 가해자 모두를 공동정범으로 본다는 것이므로 가해행위를 한것 자체가 분명치 않은 사람에 대하여는 동시범으로 다스릴 수 없다(대법원 1984. 5. 15. 선고 84도488 판결).

  나. 형법 제263조의 동시범상해와 폭행죄에 관한 특별규정으로서 동 규정은 그 보호법익을 달리하는 강간치상죄에는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1984. 4. 24. 선고 84도372 판결).

  다. 시간적 차이가 있는 독립된 상해행위폭행행위가 경합하여 사망의 결과가 일어나고 그 사망의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않은 경우에는 공동정범의 예에 의하여 처벌할 것이다(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도2466 판결).

  라. 이시의 독립된 상해행위가 경합하여 사망의 결과가 일어난 경우에 그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공동정범의 예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1981. 3. 10. 선고 80도3321 판결).

※ 형법 제263조 동시범 특례는 상해, 폭행과 사망의 결과에 대해 적용이 있고 그 외 범죄는 적용이 없다. 따라서 교통사고에 적용이 없다.


형법

제17조(인과관계) 어떤 행위라도 죄의 요소되는 위험발생에 연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결과로 인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제19조(독립행위의 경합) 동시 또는 이시의 독립행위가 경합한 경우에 그 결과발생의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각 행위를 미수범으로 처벌한다.

제263조(동시범)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 있어서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공동정범의 예에 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