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에서의 과밀수용, 귀휴불허행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

헌법재판소 2023. 2. 23. 2021헌마16, 418(병합) 결정은, 형기종료로 출소하였다면 교정시설에서의 과밀수용, 귀휴불허행위에 대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인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각하).

헌법재판소 2023. 2. 23. 2021헌마16, 418(병합) 결정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0. 8. 26. 창원지방법원에서 강제추행죄, 감금죄 및 경찰제복및경찰장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 1년 3월을 선고받아 그 형이 확정되었다[2020고단842, 1335(병합) 판결]. 청구인은 ○○교도소에서 위 형의 집행 중 2020. 11. 19. □□교도소로 이송되었다.

나. 청구인은 2021. 1. 5. 피청구인 □□교도소장이 2020. 11. 23.부터 2021. 1. 26.까지 청구인을 □□교도소 기결 2동 하층 13실에 수용한 행위는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위 수용행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2021헌마16).

다. 청구인은 2021. 3. 5. □□교도소에서 △△교도소로 이송되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 △△교도소장이 2021. 3. 5.부터 2021. 5. 4.까지 청구인을 1인당 2.58㎡ 미만 면적의 혼거실에 수용한 행위, 청구인 자신이 2020년 9월경 사망한 미국 연방대법관의 양자임에도 위 피청구인이 2021년 4월 초순경에서 2021년 5월 하순경 사이에 위 양모의 사망을 이유로 한 청구인의 특별귀휴를 불허한 행위가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021. 4. 9. 위 피청구인의 위 행위들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2021헌마418).

2. 판단

가.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의 소멸

(1) 헌법소원제도는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이므로 그 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이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헌법소원이 비록 적법하게 제기되었더라도 권리보호의 이익은 헌법소원심판청구 당시에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결정 당시에도 있어야 한다. 따라서 심판계속 중에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종료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한 것으로 되어 각하를 면할 수 없다(헌재 2011. 8. 30. 2008헌마343 등 참조).

이 사건 제1수용행위는 2021. 1. 26.에 종료되었고, 청구인은 이후 2021. 3. 5. □□교도소에서 △△교도소로 이송되었다. 이 사건 제2수용행위는 2021. 5. 4.에 종료되었고, 청구인은 이후 2021. 6. 6. 형기종료로 출소하였다. 이로써 이 사건 수용행위들 및 이 사건 귀휴불허에 의한 청구인의 기본권침해 상황은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

(2) 다만, 헌법소원제도는 개인의 권리구제뿐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보장기능도 가지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청구인의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는 아니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그 심판대상에 대한 위헌 여부의 해명이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하여 이미 종료된 침해행위가 위헌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헌재 2019. 9. 26. 2018헌마128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수용행위들 및 이 사건 귀휴불허에 대한 심판이익이 인정되는지 문제된다.

나. 예외적 심판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

(1) 이 사건 수용행위들

헌법재판소는 2016. 12. 29. 2013헌마142 결정에서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면적이 수형자의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이는 그 자체로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어 수형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하여 교정시설에서의 과밀수용에 관한 헌법적 해명을 한 바 있다. 그리고 위 결정 이후 대법원은 교정시설의 수용자에 대한 과밀수용행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을 인정하고, 수용자 1인당 도면상 면적이 2㎡ 미만인 거실에 수용되었는지를 위법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판결을 수긍하였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17다266771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다253287 판결 참조). 이상과 같은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수용행위들의 기본권 침해 여부가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으로서 헌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귀휴불허

(가)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하기 위한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란 단순히 추상적이거나 이론적인 가능성이 아니라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구체적으로 반복될 위험성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1997. 6. 26. 97헌바4 참조). 또한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는 당해 사건을 떠나 일반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헌법질서의 유지·수호를 위하여 그 해명이 긴요한 경우를 의미하는바, 행정청이 적용 법률의 해석에 있어서 법 규정에 미치는 기본권의 효력을 간과하거나 오해함으로써 법 규정을 위헌적으로 해석ㆍ적용한 경우에는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반면, 단순히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의 해석과 적용의 문제 즉 ‘행정청의 행위가 법률이 정한 바에 부합하는가’ 여부만을 문제 삼고 있는 경우에는,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구체적으로 반복될 위험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공권력 행사의 위헌 여부를 확인할 실익이 없어 심판청구의 이익이 부인된다(헌재 2016. 10. 27. 2014헌마626; 헌재 2022. 10. 27. 2018헌마1088 참조).

(나) 청구인은 자신이 사망한 미국 연방대법관의 양자이므로, 양모의 사망이라는 특별귀휴 사유가 있음에도 피청구인 △△교도소장이 특별귀휴를 허가하지 아니한 것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특별귀휴의 허가 여부는 청구인에게 형집행법 제77조 제2항이 정한 특별귀휴 사유가 실제로 존재하였는지, 청구인이 위 피청구인에게 위와 같은 사실이 존재함을 소명하였음에도 위 피청구인이 특별귀휴를 불허한 것인지, 위 피청구인이 특별귀휴를 불허한 사유가 무엇이었는지 등과 같은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야 하므로, 원칙적으로 이 사건에 국한하여서만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귀휴불허의 기본권 침해 여부가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으로서 헌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하였고, 심판청구의 이익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권리보호이익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심판대상

가. 변호사의 자격이 없는 사인인 청구인이 한 헌법소원 심판청구나 주장은 변호사인 대리인이 추인한 경우에 한하여 효력이 있고(헌재 1992. 6. 26. 89헌마132 참조), 국선대리인 선임 후에 대리인의 추인이 없이 한 소송행위는 효력이 없으므로(헌재 1995. 2. 23. 94헌마105 참조), 청구인의 국선대리인들이 제출한 청구이유보충서에 따라 심판대상을 확정한다. 청구인은 국선대리인들이 보충서를 제출한 전후로 자신에 대한 이송 중지를 구하거나, 영치되어 있는 청구인의 명함의 열람․복사 등을 구하거나, 또는 청구인을 미국으로 송환할 것을 구하는 내용 등이 기재된 서면들을 제출하고 있으나, 청구인이 제출한 위 서면들은 그 주장 취지 자체가 불분명하고, 위 국선대리인들이 이를 추인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청구인의 위와 같은 주장들은 별도의 심판대상으로 삼아 판단하지 않는다.

나.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 □□교도소장이 2020. 11. 23.부터 2021. 1. 26.까지 청구인을 □□교도소 기결 2동 하층 13실에 수용한 행위(이하 ‘이 사건 제1수용행위’라 한다), 피청구인 △△교도소장이 2021. 3. 5.부터 2021. 5. 4.까지 청구인을 △△교도소 기결 5동 하층 14실, 기결 5동 중층 11실, 기결 1동 중층 8실, 기결 1동 중층 4실, 기결 1동 중층 2실에 수용한 행위(이하 피청구인 △△교도소장의 수용행위들을 묶어 ‘이 사건 제2수용행위’라 하고, 이 사건 제1수용행위와 묶어 ‘이 사건 수용행위들’이라 한다) 및 피청구인 △△교도소장이 2021년 4월 초순경에서 2021년 5월 하순경 사이에 청구인의 특별귀휴를 허가하지 아니한 행위(이하 ‘이 사건 귀휴불허’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20. 2. 4. 법률 제16925호로 개정된 것)

제77조(귀휴) ② 소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수형자에 대하여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5일 이내의 특별귀휴를 허가할 수 있다.
   1. 가족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이 사망한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