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고 사건으로 환송심 판결에서 상고를 기각한 부분의 확정력 여부가 문제

피고인은 1, 2차 희망버스 집회에 참가한 사람으로, 이 사건의 환송심은 ‘1차 희망버스’ 집회 관련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함) 위반(해산명령불응)의 점에 대해서는 원심(=제1심)의 무죄 판단을 유죄 취지로 파기하고, ‘2차 희망버스’ 집회 관련 집시법 위반(해산명령불응)의 점에 대해서는 원심의 유죄 인정을 그대로 인정하면서(=상고기각) 사건 전체를 원심 법원에 환송하였음(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5도17738 판결). 이 사건의 환송 후 원심은 환송심 판결 취지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1차 희망버스’ 및 ‘2차 희망버스’ 집회 관련 각 집시법 위반(해산명령불응)의 점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한편 희망버스 집회를 주도한 송○○에 대하여, 대법원은 ‘1차 희망버스’ 집회 관련 집시법 위반(해산명령불응)의 점에 대해서 원심의 무죄 판단을 유죄 취지로 파기하고, ‘2차 희망버스’ 집회 관련 집시법 위반(해산명령불응)의 점에 대해서 원심의 유죄 인정을 무죄 취지로 파기하여 사건 전체를 원심 법원에 환송하였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5도10109 판결, 이하 ‘관련 대법원 판결’이라 함).

피고인은 ‘2차 희망버스’ 집회 관련 집시법 위반(해산명령불응)의 점에 대하여 환송 후 원심이 관련 대법원 판결의 결론과 다르게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재상고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미 환송판결에 의하여 그 주장이 이유 없다고 배척되어 확정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고, 대법원이 관련 사건에서 이에 관하여 이 사건과 다르게 판단하였다고 하여 이미 확정력이 발생한 이 사건의 판결 부분을 취소ㆍ변경할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18도7575 판결

<재상고 사건으로 환송심 판결에서 상고를 기각한 부분의 확정력 여부가 문제된 사안>

확정판결에 대하여 확정력과 기판력을 부여한 취지 및 상고심에서 상고이유가 없다고 하여 배척된 부분을 재차 상고이유로 주장하거나 환송받은 법원이 이와 배치되는 판단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확정력과 기판력을 부여함이 원칙이고 다만 예외적으로 재심 등을 허용하는 것이 상당한 경우에 재심청구 등 특별한 불복방법을 허용하는 것이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의 기본 취지이다. 만일 확정판결에 대하여 이와 취지가 다른 확정판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툴 수 있다면 분쟁의 종국적 해결이 지연되거나 불가능하게 되어 소송경제에 반하거나 심급제도 자체가 무의미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재판을 통한 법질서의 형성과 유지도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1987. 12. 22. 선고한 87도2111 판결에서 “상고심에서 상고이유가 없다고 하여 파기되지 아니한 부분은 그 판결 선고와 동시에 확정되고 이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은 더 이상 다툴 수 없고, 환송받은 법원으로서도 이와 배치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라고 명시적으로 판시한 이래 현재까지 상고심판결의 확정력 법리를 일관되게 적용하여 왔다(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도2270 판결, 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도8651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8478 판결, 대법원 2020. 6. 11. 선고 2020도2883 판결 등 참조). 이는 확정판결에 확정력과 기판력을 부여한 것과 같은 이유로 심급제도의 유지와 법적 안정성의 보장을 위하여 불가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