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화재의 주범 담배꽁초, 불씨 튕긴 다수의 비극 실화죄

A 등은 분리수거장 방향으로 담배꽁초를 던지고 그 장소를 떠나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였다.

A 등은 실화죄로 기소되었다.

 

이 사건은, 담배꽁초를 버린 공동의 과실이 경합되어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경우 각자 실화죄의 책임을 부담하는지 문제가 되었다.

 

대법원 2023. 3. 9. 선고 2022도16120 판결은, 형법이 금지하고 있는 법익침해의 결과발생을 방지할 법적인 작위의무를 지고 있는 자가 그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결과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는데도 결과발생을 용인하고 방관한 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범죄의 실행행위로 평가될 만한 것이라면 부작위범으로 처벌할 수 있고, 실화죄에 있어서 공동의 과실이 경합되어 화재가 발생한 경우 적어도 각 과실이 화재의 발생에 대하여 하나의 조건이 된 이상은 그 공동적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은 각자 실화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

 

대법원은, A 등의 행위 모두 이 사건 화재 발생에 공동의 원인이 되었고, A 등의 각각의 행위와 이 사건 화재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다만, 2심 판단 중 ‘이 사건 화재가 A 등 중 누구의 행위에 의한 것인지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취지의 부분은 결과발생의 원인행위가 판명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으나, 이는 ‘A 등 중 누구의 담배꽁초로 인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는지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선해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나아가 A 등의 근무내용, 화재 발생 시간과 장소 및 경위, 법익침해 방지를 위한 행위의 용이성 등을 고려할 때, A 등이 각자 본인 및 상대방의 담뱃불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어, 상호 간에 담배꽁초 불씨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완전히 제거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채 분리수거장 부근에서 담배꽁초 불씨를 튕기고 담배꽁초를 던져 버린 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고, 이러한 A 등의 각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화재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부가적 판단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인행위가 불명이어서 A 등은 실화죄의 미수로 불가벌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A 등 중 일방은 실화죄가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의 A 등 주장을 배척하며 상고를 기각하였다.

 

2심은, A 등이 분리수거장 방향으로 담배꽁초를 던져 버리는 한편, A 등 각자 본인 및 상대방이 버린 담배꽁초 불씨가 살아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완전히 제거하는 등 화재를 미리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만연히 현장을 떠난 과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A 등 각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이 사건 화재를 일으켰다고 보아, A 등 각자의 실화죄 책임을 인정하면서, A 등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