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C와 분쟁이 있었던 A은 2021. 5. 27. 09:00경 D유치원 앞 도로에서 지나가던 C 및 그 가족을 휴대폰 촬영하였고, 2021. 5. 28. 08:52경에도 위 B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C 및 그 가족을 휴대폰 촬영하였다.
이에 C는 ‘A의 휴대폰 촬영 행위들로 인해 위협을 느껴 불안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신고하였다.
검사는 A의 휴대폰 촬영 행위에 대해 불안감 조성으로 인한 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A은 B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C(여, 44세)은 위 B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이다. A은 2021. 5. 27. 09:00경 D유치원 앞 도로에서 A의 휴대폰을 이용하여 C 및 C의 남편을 촬영하고, 같은 달 28. 08:50경에서 09:00경 사이 위 B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C 및 C의 남편을 휴대폰 촬영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시비를 걸거나 겁을 주는 행동으로 C를 불안하게 하였다. |
이 사건의 쟁점은 C 및 그 가족을 뒤따라가 휴대폰 촬영한 A의 행위를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9호 위반죄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경범죄처벌법의 뒤따라가거나 겁을 주는 말, 행동으로 불안하게 하거나 귀찮고 불쾌한 행위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9호는 ‘정당한 이유 없이 길을 막거나 시비를 걸거나 주위에 모여들거나 뒤따라가거나 몹시 거칠게 겁을 주는 말이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불안하게 하거나 귀찮고 불쾌하게 한 사람’을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금지하는 행위는 다른 사람을 불안하게 하거나 귀찮고 불쾌하게 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이유 없이 ① 길을 막거나 ② 시비를 걸거나 ③ 주위에 모여들거나 ④ 뒤따라가거나 ⑤ 몹시 거칠게 겁을 주는 말이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불안하게 하거나 귀찮고 불쾌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특히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의 뒤따라가는 등의 행위가 위 조항의 처벌대상이 되려면 단순히 뒤따라가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행위로 인하여 상대방이 불안감이나 귀찮고 불쾌한 감정을 느끼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뒤따라가더라 하더라도 그들이 이를 의식하지 못한 이상 불안감이나 귀찮고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고 볼 수 없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9조 위반이 아니다.
한편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9조에는 휴대폰 촬영은 규정하지 않고 있다.
2021. 5. 27.자 뒤따라가 휴대폰 촬영이 경범죄처벌법위반인지
단순히 C 및 그 가족을 휴대폰 촬영하는 A의 행위가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9호에서 금지하는 행위, 즉 ‘① 길을 막거나 ② 시비를 걸거나 ③ 주위에 모여들거나 ④ 뒤따라가거나 ⑤ 몹시 거칠게 겁을 주는 말이나 행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C의 진술이나 2021. 5. 27.자 상황을 촬영한 CCTV 녹화영상 등을 종합하면 달리 A이 C나 그 가족에 대해 위 ①∼⑤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결국 2021. 5. 27.자 뒤따라가 휴대폰 촬영은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9호를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021. 5. 28.자 뒤따라가 휴대폰 촬영이 경범죄처벌법위반인지
2021. 5. 28.자 상황을 촬영한 CCTV 녹화영상에 의하면, A이 C 및 그 가족을 약 10∼20m 정도 따라가 C 및 그 가족을 휴대폰 촬영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와 같은 A의 휴대폰 촬영에 정당한 이유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A이 C 및 그 가족을 뒤따라가 휴대폰 촬영하였는지 모른다’는 취지의 C 진술이나 2021. 5. 28.자 상황을 촬영한 CCTV이 녹화영상 등을 종합하면, C 및 그 가족은 A이 뒤따라가 휴대폰 촬영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9호의 처벌대상이 되려면 뒤따르는 행위로 인해 상대방이 불안감이나 귀찮고 불쾌한 감정을 느껴야 하는데(대법원 1999. 8. 24. 선고 99도2034 판결 참조), C 및 그 가족은 청구인의 뒤따라가는 행위를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A의 뒤따라가는 행위로 인해 C 및 그 가족이 불안감이나 귀찮고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 행위 당시의 상황과 행위태양 등에 비추어 위 행위가 객관적으로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할 정도의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단순히 C 및 그 가족을 휴대폰 촬영하는 A의 행위가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9호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2021. 5. 28.자 뒤따라가 휴대폰 촬영도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9호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