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봉제회계직 근로자와 비호봉제 근로자의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 없어

원고 소속 호봉제회계직 근로자들이 가입한 노동조합(피고보조참가인)이 다른 교육공무직원과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여 중앙노동위원회(피고)가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 따라 교섭단위 분리결정(=재심판정)을 하자 원고가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였다.

원심은 호봉제회계직 근로자와 비호봉제 근로자 사이에 기본급 액수 등의 임금체계와 각종 수당 등 세부항목 등의 일부 차이에만 주목하여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가 있는 등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양자(호봉제회계직 근로자와 비호봉제 근로자) 사이에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호봉제회계직 근로자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 대법원은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의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였다.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두53716 판결

<교섭단위 분리결정의 요건에 대한 사건>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함) 제29조의3 제2항의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의미와 주장・증명책임

구 노동조합법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도록 하여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였고(제29조의2), 이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하되(제29조의3 제1항),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대하여는 그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할 수 없도록 하는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였다(제29조의4 제1항). 다만, 예외적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제29조의3 제2항).

이러한 구 노동조합법 규정의 내용과 형식ㆍ체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복수의 노동조합의 설립ㆍ활동을 보장하면서도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함으로써,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의 반목ㆍ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여 효율적ㆍ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단체교섭 절차 일원화의 취지(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두37772 판결 등 참조), 교섭창구 단일화의 실시와 아울러 그로 인하여 헌법상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대하여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한 점(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등 참조) 등의 사정에다가 예외적으로만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한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정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음은 물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더라도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한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려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참조). 이처럼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대해서는 분리를 주장하는 측이 그에 관한 구체적 사정을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