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가게에서 제조해서 판매한 행위가 담배사업법 제11조의 ‘담배의 제조’가 아냐

피고인은 담배제조업허가와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영업점을 방문한 손님에게 연초 잎, 담배 필터 등을 제공한 다음, 손님으로 하여금 영업점에 비치된 담배제조기계를 조작하게 하거나 자신이 직접 그 기계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담배를 제조하고, 소비자에게 그 담배를 판매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원심은, 피고인은 손님에게 연초를 판매하면서 같은 장소에서 궐련제조에 편의를 제공하는 장비까지 무료로 제공하여 담배가공의 기회를 제공하였는데,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손님의 직접 가공이라는 형식을 빌린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담배의 제조’에 해당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① 피고인이 자신의 영업점에서 실제 행한 활동은 손님에게 연초 잎 등 담배의 재료를 판매하고 담배제조시설을 제공한 것인데, 이러한 피고인의 활동은 담배의 원료인 연초 잎에 일정한 작업을 가한 것이 아니어서 ‘담배의 제조’로 평가하기는 어렵고, ② 피고인의 영업점에서 손님은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연초 잎 등 담배의 재료와 담배제조시설을 이용하여 가공작업을 직접 수행하였는데, 당시 영업점에 비치된 담배제조시설의 규모와 자동화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손님의 작업이 명목상의 활동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작업을 피고인의 활동과 같게 볼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기도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피고인이 담배를 제조하였다거나 제조된 담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은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 담배사업법 제11조에서 정한 ‘담배의 제조’의 의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ㆍ환송하였다.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19도16782 판결

<무허가 담배제조업 영위 여부가 문제된 사건>

1.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른 형벌법규의 해석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하도록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5도833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담배사업법 제11조에 규정된 ‘담배의 제조’의 의미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는, “담배”란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담배사업법 제11조에 규정된 ‘담배의 제조’는 일정한 작업으로 담배사업법 제2조의 ‘담배’에 해당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8도9828 판결 참조).

3. 어떠한 영업행위가 ‘담배의 제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어떠한 영업행위가 여기서 말하는 ‘담배의 제조’에 해당하는지는, 그 영업행위의 실질적인 운영형태, 담배가공을 위해 수행된 작업의 경위⋅내용⋅성격, 담배사업법이 담배제조업을 허가제로 규정하고 있는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담배의 제조’는 담배가공을 위한 일정한 작업의 수행을 전제하므로, 그러한 작업을 수행하지 않은 자의 행위를 무허가 담배제조로 인한 담배사업법 제27조 제1항 제1호, 제11조 위반죄로 의율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어서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 원칙에 어긋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