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리운전 앱 이용 기사 콜 제공 중단, 불공정거래행위 손해배상책임

1. 다른 대리운전 앱 이용 대리운전기사 콜 정보 제공 중단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들은 대리운전기사들로서 피고가 제공하는 대리운전 콜 정보를 제공받아 대리운전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대구 지역 대리운전기사들과 프로그램제공 및 대리운전정보이용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다음 대리운전기사들에게 대리운전을 요청하는 콜 정보(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제공하고 소정의 중개수수료(이른바 ‘콜 수수료’)를 받는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 ‘甲‘이라는 배차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대구지역 대리운전업체들의 연합체이다.

나. 이 사건 계약 내용

제2조(업무) “갑”(피고를 말한다, 이하 같다)은 대리운전을 요청하는 고객정보를 “을”(원고들을 말한다, 이하 같다)에게 제공하고, “을”은 그 정보를 제공받아 본래의 목적을 성실히 수행한다.

제4조(책임)
3. “을”은 대리운전자업무규정 및 ★별 표★를 준수하여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징계할 수 있다.

★별 표★

용어 연번 적 요 징계방법
콜(call) 업무 9 지정장비 및 P/G외 사용 30일 이하 정보차단

 

다. 고객정보 차단

  피고는 원고들이 D드라이버에 가입하여 대리운전영업을 한다는 이유로 원고 배○○에 대하여 2016. 12. 20.부터 2016. 12. 24.까지 5일간, 원고 김○○에 대하여 2016. 12. 29.부터 2017. 1. 2.까지 5일간 대리운전 고객정보 제공을 중단하였다.

대리운전업체 연합이 D 대리운전 앱을 이용한 대리운전기사에게 콜 정보 제공을 중단하였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인정사실

1) 대리운전 시장구조 및 실태

가) 대리운전업의 개요

  ‘대리운전’이란 고객의 요청(이하 ‘콜’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고객의 차량을 고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대신 운전하여 주고 그 대가(대리운전요금)를 받는 것을 말하며, 음주 후 차량을 운행하여야 하는 주취자들이 주된 고객이다. 대리운전업은 현재 법적 규제가 없는 자유업으로서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만 하면 대리운전업을 영위할 수 있어 시장진입이 용이한 편으로 업체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추세이고, 휴·폐업이 잦은 문제점도 있다.

나) 대리운전업의 영업형태

  대리운전업은 대리운전기사와의 관계에 따라 대리운전기사를 근로자로서 직접 고용하여 영업하는 형태(직영방식)와 대리운전기사와 정보이용계약을 체결하여 영업하는 형태(중개방식)로 구분된다. 직영방식은 아래 <그림 1>과 같이 대리운전업체가 콜을 접수한 후 대리운전기사에게 콜 상세정보(고객전화번호, 출발지, 도착지, 요금 등)를 통보하면 대리운전기사가 콜을 수행하고, 대리운전기사는 고객으로부터 콜 수행 대가로 대리운전요금을 받고 대리운전업체에게 콜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서 현재 대리운전업계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영업형태이다.

2) 대구지역 대리운전 시장 현황 및 피고의 사업구조

가) 대구지역 대리운전 시장 현황

  대구지역 대리운전업체들은 같은 중개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업체들 사이에 콜 정보 및 대리운전기사를 공유하는 대리운전업 연합체를 구성각1)하여 영업을 하고 있고, 2015년말 기준 대구지역에는 아래 표와 같이 피고, B, C대리운전협의회(이하 ‘C’이라 한다) 등 3개 연합이 있다. 피고는 대구A콜센터각2)가, B은 ㈜E가, C는 C가 주축이 되어 각 연합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리운전기사 모집·관리, 대리운전기사 보험 가입·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각1)  ‘대리운전 연합체’를 구성한다는 것은 같은 대리운전 중개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각각의 대리운전업체가 서로 프로그램을 공유하여 자기의 고객 콜 정보를 공유된 업체가 볼 수 있도록 하고, 각각의 대리운전업체(또는 연합체)에 소속된 대리운전기사가 공유된 업체의 콜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즉 더 많은 콜을 신속하게 수행하고 영업이익을 높이기 위하여 대리운전업체 간 콜 정보와 대리운전기사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각2) 최초 대리운전업체로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F’이라는 상호로 대리운전 중개는 하지 않고 피고 소속 대리운전업체들이 사용하는 대리운전 프로그램 관리 및 콜비 정산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구지역 대리운전연합 현황

(2015년 말 기준)

구 분 피고(사업자단체) B C(사업자단체)
사용프로그램
프로그램 운영업체 대구A콜센터(F) 乙(주)  ㈜G
대리운전업체(가맹점) 수 62개 6개 8개
콜센터 수 18개 6개 2개
월 평균 콜 수 280,000여건 300,000건 35,000건

  한편, 각 연합에 소속된 가맹점각3)들은 전화번호만 소유한 1인 사업자들을 ‘지각4)’ 형태로 자체 모집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콜센터 또는 자신의 전화번호가 걸려 있는 특정 콜센터에 지사의 전화번호를 착신하게 함으로써 지사의 콜에 대한 권리권한을 위탁받아 대리운전업을 영위하고 있다각5).

 

각3) 피고 도는 C의 구성사업자인 대리운전업체, ㈜E가 모집한 대리운전업체를 말하며,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가맹점사업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맹점은 직접 콜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도 있고, 다른 가맹점의 콜센터를 공유하는 업체도 있다.

각4) 지사는 피고의 구성사업자(가맹점)와 계약하여 대리운전업을 영위하는 소규모 사업자를 말한다. 지사는 피고의 구성사업자와 달리 피고에게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피고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구성사업자로 보기는 어렵다.

각5) 위 3개 연합에 소속된 대리운전업체들이 대구지역 콜의 90% 이상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3개 연합에 등록된 대리운전 전화번호는 약 2,000개 이상이다.

나) 피고의 사업 구조 및 콜 수수료 배분 방식

  피고의 구성사업자인 가맹점(약 62개)과 가맹점이 자체적으로 모집한 지사(약 400개)는 각각 개별 독립된 사업자이므로 자신의 전화번호로 콜이 많이 접수될 수 있도록 지인, 식당, 명함·전단지, 언론매체 전단지 광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콜 전화번호를 독립적, 자율적으로 홍보하여 영업을 하고 있다. 지사의 경우 가맹점과 지사계약을 체결하고 자신의 전화번호를 가맹점의 콜센터에 착신하여 영업하는 대신 가맹점에 수수료(일반적으로 1콜 당 500원)를 지급하고 있다. 가맹점이나 지사는 각각 자신의 콜 전화번호로 고객이 콜을 요청하여 대리운전기사가 해당 콜을 수행하였을 경우 해당 콜에 대한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 된다. 콜 수행은 고객이 특정 대리운전 전화번호로 콜을 요청하면, 해당 전화번호가 착신되어 있는 콜센터에서 콜을 접수한 후에 콜 정보를 대리운전 중개프로그램상으로 공지하고 대리운전기사각6)가 이를 수행하는 구조이다.

  콜 수수료 저안의 경우, 피고는 대구A콜센터(F)가 가맹점간의 콜비 정산을 대행해 주고 있으며, 각 가맹점은 정산받은 콜비를 지사와 다시 정산하는 절차를 거쳐 수익을 배분하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리운전기사는 콜을 수행하고 고객으로부터 대리운전 요금(기본요금은 12,000원이고, 거리 등에 따라 추가 요금 발생)을 받아서 3,700원을 대구A콜센터(F)에 지급한다. 대리운전기사로부터 받은 3,700원을 분배하는 방식은 대구A콜센터(F) 관리비 150원, 순환차량 이용료각7) 등으로 1,050원, 나머지 2,500원은 콜이 접수된 가맹점에 정산하고, 해당 가맹점은 2,500원에서 자기의 지사 전화번호로 콜이 접수되었을 경우에는 소속 지사와의 계약내용에 따라 일정 금액(보통 2,000원)을 지사에 지급하고 있다.

 

각6) 2015년부터는 피고가 대리운전기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관리를 하고 있어 가맹점 소속 대리운전기사는 사실상 없어졌다.

각7) 대리운전기사들이 이동 중에 이용하는 차량을 운행․관리하는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이다.

 

3) D드라이버의 출시

  주식회사 D는 2016. 5. 31. ‘D드라이버’라는 이름으로 대리운전 서비스를 시작하였는데, D드라이버는 대리운전업체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직접 대리운전기사와 연결되도록 하는 방식(O2O, Online to Offline)이다.

  D드라이버 서비스는 D드라이버 앱(APP)에 등록한 대리운전기사에게 프로그램업체를 거치지 않고 고객과의 거리를 기반으로 직접 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대리운전요금은 원칙적으로 기본요금에 거리와 시간을 반영한 과금방식을 통하여 책정하며, 대리운전기사로부터 대리운전요금의 20%를 수수료로 단일화하고 그 외에 일체의 보험료, 이용료 및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기본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4)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공지 안내

  경쟁사업자인 D드라이버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대리운전기사들에게 아래와 같이 2차례에 걸쳐 다른 대리운전업체의 콜 정보를 이용하여 대리운전업무를 수행할 경우 업무정지 및 재계약체결거절 방침을 통보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고, 그 후 원고들이 D드라이버 앱에 등록하여 대리운전업을 한다는 이유로 앞서 본 인정사실과 같이 원고들에게 대리운전 고객정보 제공을 중단하였다.

2016. 11. 28. 대리운전기사에 대한 공지

대구A대리운전은 기사들의 이익 및 복지를 공유 및 추구하는 단체로 타 업체의 불공정 행위에 도움을 주는 기사는 대리기사 단체인 한국노총 대구시지부의 의견을 반영하여 A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재계약을 거부하겠습니다.

1. 보험 및 순환차량을 공유하지 않은 업체
2. 기사복지를 위협하는 행위(순환차량 축소 및 폐지)
3. 기사 및 업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
4. 대리운전 정보이용계약서 제9항 참조(지정장비 및 프로그램외 사용에 의거)

 

2016. 12. 1. 대리운전기사에 대한 공지

2. 기사복지를 위협하는 행위(순환차량 축소 및 폐지)
3. 기사 및 업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
4. 대리운전 정보이용계약서 제9항 참조(지정장비 및 프로그램외 사용에 의거)

상기와 같은 업체 및 콜 수행을 진행하여 적발될시 즉시 업무정지 및 재계약을 하지 않을 방침이오니 꼭 내용 참조하셔서 업무에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 12월 2일부터 집중단속 합니다.

 

나. 관련 법 규정 및 법리

1) 법 규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① 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
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 5. 거래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③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6조(불공정거래행위의 지정)
① 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3항에 따른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은 별표 1
의2와 같다.

[별표 1의2]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7. 구속조건부거래

  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 제5호 전단에서 “거래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
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라 함은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배타조건부거래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이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아니하는 조건으로 그 거래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

 

2) 법리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5호 전단 및 시행령 제36조 제1항 관련 [별표 1의2] 제7호 가목에서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는 구속조건부거래 중 배타조건부거래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① 사업자가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아니하는 조건으로 거래상대방과 거래하여야 하며, ② 그러한 조건의 거래가 부당하여야 한다.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라 함은 현재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자뿐만 아니라 잠재적 경쟁사업자를 포함하고, ‘거래하지 아니하는 조건’(배타조건의 내용)에는 거래상대방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경쟁사업자와의 거래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공급하는 품목에 대한 경쟁품목을 취급하는 것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것을 포함한다.

  배타조건부거래행위의 부당성은 당해 배타조건부거래행위가 물품의 구입 또는 유통경로의 차단, 경쟁수단의 제한 등을 통하여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나 잠재적 경쟁사업자를 관련시장에서 배제하거나 배제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그 유무를 평가하되, 거래상대방인 사업자가 당해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로 인하여 거래처 선택의 자유 등이 제한됨으로써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저해되었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고려한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0두25909 판결 등 참조).

  또한 배타조건부거래행위가 부당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대체적 물품구입처 또는 유통경로가 차단되는 정도, 경쟁사업자가 경쟁할 수 있는 수단을 침해받는지 여부, 행위자의 시장점유율 및 업계순위, 배타조건부거래행위의 대상이 되는 상대방의 수와 시장점유율, 배타조건부거래행위의 실시기간 및 대상이 되는 상품의 특성, 배타조건부거래행위의 의도 및 목적과 아울러 배타조건부거래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의 지위, 계약내용, 계약체결 당시의 상황 등을 고려한다.

다. 판단

1)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피고가 원고들에게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차단한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므로 위법하다.

  첫째, 대리운전기사는 대리운전업체와의 관계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일종의 개인사업자의 지위에 있다.

  둘째, 대리운전기사는 대리운전업체가 접수한 콜 정보를 프로그램업체의 배차프로그램을 통하여 제공받아 대리운전업무를 수행하므로, 다수의 콜 정보를 제공받기 위하여 통상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복수의 대리운전업체에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셋째, 피고는 대리운전기사들이 대구지역의 다른 연합체 내지 업체의 다른 배차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으나, 새로운 경쟁사업자의 프로그램인 D드라이버 앱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대리운전기사에 대해서는 이 사건 계약 별표 9항의 내용을 근거로 대리운전 고객정보 제공을 차단하는 행위를 하였다.

  넷째, 대리운전 고객정보(일명 ‘콜 정보’)는 대리운전기사가 대리운전업체와 거래를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품목 내지 거래대상으로서, 대리운전업체의 연합체인 피고가 새로운 경쟁사업자인 D드라이버의 시장진입을 막기 위해 D드라이버 앱을 이용하는 대리운전기사들인 원고들에게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차단하는 행위는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아니하는 조건으로 거래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다섯째, 피고는 대구지역에서 가입한 대리운전업체(가맹자) 수가 가장 많고 거의 5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월 평균 콜 수 기준)을 가지고 있는 연합체로서 D드라이버 앱에 가입한 대리운전기사들에게 위와 같은 제재를 가한 결과, 대구지역 대리운전기사들로서는 다수의 콜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 기존과 같이 D드라이버 앱을 제외하고 피고가 제공하는 배차프로그램 내지 대구지역 다른 연합체 내지 업체의 배차프로그램만을 이용하거나, 혹은 D드라이버 앱만 가입하여 대리운전영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된.

  여섯째, 피고가 대구지역 대리운전사업 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나 위상, 시장점유율, 피고가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차단한 의도 내지 목적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대리운전기사들에게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차단함으로써 거래상대방인 대리운전기사들로서는 대리운전영업 내지 거래처 선택의 자유를 제한받고, 이로 인하여 경쟁사업자인 D드라이버가 대리운전사업 시장에서 배제하거나 배제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계약 별표 9항에 따라 원고들에게 대리운전 고객정보 제공을 차단한 행위는 부당하다.

  일곱째, 피고는 대리운전 고객정보 차단행위가 원고들을 비롯한 대리운전기사들이 D드라이버 업무를 수행한 후 피고의 운송차량을 이용하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해당 대리운전기사가 피고 등 대구지역 대리운전업체에서 제공한 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운송차량 이용을 허가 내지 제한하거나 운송차량 비용의 과금 방식을 변경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므로 그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2) 책임의 인정

  피고가 원고들에게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차단한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는 불공정거래행위로서 거래상대방인 원고들의 대리운전영업을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4.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일실수익 상당액

1)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의한 손해배상액의 산정

  피고가 원고들에게 각 5일간 대리운전 고객정보 제공을 차단함으로써 원고들이 입은 각 손해액은 원칙적으로 원고들이 해당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제공받아 대리운전영업을 수행하였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영업이익 상당액에서 원고들이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제공받는 대가로 지출해야 할 콜 수수료를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정할 수 있다. 그런데 대리운전영업의 특성상 그 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그 시기(평일, 주말, 공휴일, 연말)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달라져 영업이익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이므로,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취지에 따라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으로 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2) 일실수입 산정

  가) 대리운전 1회당 대구지역 대리운전 평균요금이 12,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별다른 다툼이 없고, 앞서 든 증거와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① 원고 배○○는 2015. 12.경 피고로부터 하루 평균 3.45회(12월 전체건수 69회 ÷ 영업일수 20일), 원고 김○○는 같은 기간 피고로부터 하루 평균 4.21회(12월 전체건수 118회 ÷ 근무일수 28일)의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제공받고 대리운전영업을 한 사실, ② 원고 배○○는 2015. 12.경 피고로부터 하루 최대 7회, 원고 김○○는 같은 기간 피고로부터 하루 최대 10회의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제공받고 대리운전영업을 한 사실, ③ 국토교통부가 2014년 조사한 대리운전실태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대구·경북 지역 대리운전기사의 1일 평균 대리운전 운행 횟수는 8.3회인 것으로 조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다만, 피고의 대리운전 고객정보 차단행위가 있었던 시기는 2016. 12. 말경 내지 2017. 1.초경으로서 연말 행사 등으로 대리운전 수요가 평소보다 증가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반면,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대리운전기사 1일 평균 대리운전 운행 횟수는 대구·경북지역 대리운전기사 39명에 대한 조사를 기초로 한 통계여서 정확한 수치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또한 원고들을 비롯한 대리운전기사들은 다수의 콜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 통상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복수의 대리운전업체에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피고로부터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제공받지 못하였다고 하여 해당기간 동안 대리운전영업 자체를 하지 못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가 원고들에게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차단함으로써 원고들은 1일 평균 6회 정도의 대리운전영업을 수행할 수 없었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다.

  다) 한편,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대리운전 고객정보를 받고 대리운전영업을 한 후 지출해야 하는 대리운전 1회당 콜 수수료 3,700원은 공제해야 한다. 라) 따라서 피고의 대리운전 고객정보 차단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액은 각 249,000원{8,300원(대리운전 평균요금 12,000원 – 콜 수수료 3,700원) × 6회 × 5일}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나. 위자료 인정 여부

  나아가 원고들은 피고의 대리운전 고객정보 차단행위로 인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나, 일반적으로 계약상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등으로 인하여 재산적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로 인하여 당사자가 받은 정신적인 고통은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짐으로써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고, 상대방이 이와 같은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5다21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대리운전 고객정보 차단행위가 거래상대방인 원고들의 대리운전영업을 제한하거나 방해함으로써 재산적 손해를 가함을 넘어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하였다거나, 원고들에게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

⇒ 법원은 다른 대리운전 앱을 이용한 대리운전기사에게 콜 정보 제공을 중단한 행위는 불공정행위에 해당하여 C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