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18헌바223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금지 및 허위사실공표금지 사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금지 및 허위사실공표금지에 관한 사건

사실관계

청구인은 2017. 4. 12. 실시된 ○○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된 자로, 2016. 12. 14.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로서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단체 등에 기부행위를 하고, 2017. 3. 31. 후보자로서 당선될 목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기부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였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되었고, 제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은 이에 항소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이에 상고하였으나 이 또한 기각되었다.

청구인은 위 상고심 계속 중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 제250조 제1항, 제257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2018. 5.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판단

공직선거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가 기부행위를 하는 것을 처벌하도록 정한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 중‘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관한 부분, 제257조 제1항 제1호 가운데 제113조 제1항 중‘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관한 부분, 후보자가 당선될 목적으로 자신의 행위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처벌하도록 정한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중‘당선될 목적으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의 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자’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 등 위헌소원

헌법재판소 2021. 2. 25. 선고 2018헌바223 결정

사 건              2018헌바223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김지형, 박성철, 민창욱
당 해 사 건     대법원 2018도1230 공직선거법위반
선 고 일          2021. 2. 25.

 

주 문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3조 제1항 중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관한 부분, 제257조 제1항 제1호 가운데 제113조 제1항 중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관한 부분, 공직선거법(2015. 12. 24. 법률 제13617호로 개정된 것) 제250조 제1항 중 ‘당선될 목적으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의 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7. 4. 12. 실시된 ○○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된 자로, 2016. 12. 14.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로서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단체 등에 기부행위를 하고, 2017. 3. 31. 후보자로서 당선될 목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기부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였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되었고, 2017. 9. 22. 제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청주지방법원 2017고합111). 청구인은 이에 항소하였으나 2018. 1. 8. 기각되었고(대전고등법원 2017노413), 이에 상고하였으나 이 또한 2018. 4. 24. 기각되었다(대법원 2018도1230).
청구인은 위 상고심 계속 중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 제250조 제1항, 제257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8. 4. 24. 기각되자(대법원 2018초기306), 2018. 5.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 제250조 제1항,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3조 제1항’ 부분에 대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심판대상을 당해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3조 제1항 중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관한 부분, 제257조 제1항 제1호 가운데 제113조 제1항 중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관한 부분(이하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이라 한다), 공직선거법(2015. 12. 24. 법률 제13617호로 개정된 것) 제250조 제1항 중 ‘당선될 목적으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의 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 ①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정당의 대표자·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와 그 배우자는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결혼식에서의 주례행위를 포함한다)를 할 수 없다.

제257조(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14조(정당 및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제한) 제1항 또는 제115조(제삼자의 기부행위제한)의 규정에 위반한 자

공직선거법(2015. 12. 24. 법률 제13617호로 개정된 것)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 ①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등·재산·행위·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학력을 게재하는 경우 제6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법으로 게재하지 아니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부분은 당해 선거가, 국회의원선거, 지방의회의원선거,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 중 기부행위와 가장 근접한 선거 하나만을 의미하는지, 각 선거별로 가장 근접한 선거를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고, 차차기 선거 등 장래의 각종 선거가 이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위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은 기부행위를 할 수 없는 자에 후보자뿐만 아니라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하면서도 해당 선거와의 관련성 여부를 묻지 않고 기부행위의 제한기간 조차 두지 않음으로써,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선거와 전혀 근접하지 않은 시기에 입후보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신의 연고자나 연고기관에 기부행위를 할 자유를 박탈하고, 자신의 연고지에 기부행위를 한 자는 그 지역에서의 장래의 모든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한다. 위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선거운동의 자유,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나.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후보자의 말, 글, 품행, 행동 등 모든 형태의 행위에 대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안 된다는 것인지, 선거의 공정성과 관련된 특정한 행위에 대해서만 공표가 금지되는 것인지, ‘행위’의 개념이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 알기 어려우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위 조항은 ‘행위’라는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넓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 및 선거운동의 자유, 국민의 선거권 및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한편, 청구인이 자신의 기부행위에 대하여 한 해명이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의 ‘공표’라고 해석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며, 본인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2조 제2항의 자기부죄금지 원칙에 위배된다.

4.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은 청구인과 같이 공직선거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단체 등에 기부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되므로, 이하에서는 이에 대하여 검토한다.

(2) 한편, 청구인은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이 공무담임권, 행복추구권 또한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으로 인하여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공직선거법 제264조에 의하여 당선자는 그 당선이 무효로 되고 같은 법 제266조에 의하여 일정 기간 동안 일부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으며, 같은 법 제19조 제1호에 의하여 일정 기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되지만, 이러한 기본권 제한은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의 직접적 효과라기보다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 공직선거법 제264조가 적용되어 나타난 결과이므로,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4. 2. 27. 2013헌바106 참조). 또한 행복추구권은 다른 개별적 기본권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기본권이므로, 선거운동의 자유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는 판단하지 아니한다(헌재 2018. 6. 28. 2011헌바379등 참조).

나. 판단

(1) 헌법재판소는 2014. 2. 27. 2013헌바106 결정에서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아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으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선거구민이 아니라 선거구민과 일정한 연관이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라도 선거구민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연관성을 입법자는 ‘연고가 있는’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연고가 있다’는 표현이 추상적이기는 하나, 기부행위를 제한하는 입법의 취지와 다른 조항과의 연관성, 입법 기술상의 한계 등을 고려할 때 건전한 일반 상식을 가진 자에 의하여 의미가 파악되기 어렵다고 보기 힘들며,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통하여 그 적용 단계에서 다의적으로 해석될 소지도 적다.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순전히 당사자의 주관에 의해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 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징표 등을 고려하여 그 해당 여부를 판단하며, 여러 가지의 선거가 겹치는 경우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하여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정하는 것인지에 관하여도 문제되는 ‘당해 선거’를 기준으로 하여 기부행위 당시 후보자 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징표 등을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다.

‘기부행위’의 개념에 관하여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은 ‘금전ㆍ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기부행위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금지되는 기부행위가 어떤 것인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기부행위의 제한은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할 선거에서 부정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여 유권자의 자유의사를 왜곡시키는 선거운동을 범죄로 처벌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선거의 공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형사처벌의 방법을 선택한 것은 그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당해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징표 등을 고려하여 판단되는 이상, 객관적으로 후보자의사가 표출되는 시기가 도래하기 전에 이루어진 기부행위는 위 법률 조항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기부행위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규정한 제112조 제2항은 ‘1. 통상적인 정당 활동과 관련한 행위’, ‘2. 의례적 행위’, ‘3. 구호적·자선적 행위’, ‘4.직무상의 행위’뿐만 아니라,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 외에 법령의 규정에 근거하여 금품 등을 찬조·출연 또는 제공하는 행위’, ‘그 밖에 위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행위’를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선거운동 내지 선거와 무관한 기부행위는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는 기부행위에서 제외하고 있다. 나아가 대법원은 “기부행위가 비록 제112조 제2항 등에 의하여 규정된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 활동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더라도 그것이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도1912 판결)고 판시하여, 선거와 무관한 경우뿐만 아니라 일응 선거와 유관해 보이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경우에는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에 의해 금지되는 기부행위는 일정 범위로 제한되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선거의 공정이 훼손되는 경우 후보자 선택에 관한 민의가 왜곡되고 그로 인하여 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앞서 살핀 바와 같이 금지되는 기부행위가 일정 범위로 제한되므로 법익의 균형성 요건 또한 준수하였다.

결국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위 2013헌바106 결정 이후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은 개정된 바 없고, 기부행위의 정의조항인 제112조 중 기부행위로 보지 않는 직무상 행위를 규정한 제2항 제4호 사목이 보다 자세하게 개정되었을 뿐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에서 선례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아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5.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후보자가 당선될 목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자신의 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금지하는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되므로(헌재 2009. 11. 26. 2008헌마114 참조), 이하에서는 이에 대하여 검토한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으로 인해 국민의 선거권 및 공무담임권 또한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직접적으로 국민의 선거권,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으며,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으로 인하여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공직선거법 제264조에 의하여 당선자는 그 당선이 무효로 되고, 같은 법 제266조에 의하여 일정 기간 동안 일부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으며, 같은 법 제18조 제1항 제3호 및 제19조 제1호에 의하여 일정 기간 동안 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제한되지만, 이러한 기본권 제한은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의 직접적인 효과라기보다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 위 법률 조항이 적용되어 나타난 결과이므로,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에 의하여 선거권 및 공무담임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4. 2. 27. 2013헌바106 참조).

(3) 한편, 청구인은 당해사건에서 문제된 자신의 기부행위에 대하여 자신이 한 해명이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의 ‘공표’라고 해석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며, 공직선거 후보자로서 공직선거법 위반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받을 내용의 언론보도가 있고 상대방 후보자 측에서 본인의 위법행위를 비난하는 경우 이를 반박 내지 해명하기 위한 주장사실의 공표에 대해서도 위 조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자기부죄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당해사건 법원의 법률 해석·적용이 부당하다는 점을 다투는 것에 해당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헌재 2008. 4. 24. 2006헌바43등; 헌재 2010. 9. 30. 2009헌바355 참조), 가사 이를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의 적용범위가 넓다는 주장으로 선해한다 하더라도 과잉금지원칙을 위배 여부를 판단할 때 이러한 주장도 함께 판단되고,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청구인의 진술거부권을 제한하거나 형사상 불리한 진술을 강요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의 위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의미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누구나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지을 수 있도록 구성요건이 명확할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는 것은,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자의를 허용하지 않는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더라도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그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파악되어야 할 것이며,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헌재 2009. 3. 26. 2007헌바72 참조).

(2) 판단

(가)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당선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의 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금지한다. ‘행위’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의지를 가지고 하는 짓’으로 그 의미하는 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으나,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의 입법취지가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여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공표를 금지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기서 행위’라 함은 일상생활의 모든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후보자의 자질, 성품, 능력 등과 관련된 것으로서 선거인의 후보자에 대한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줄 만한 사항으로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후보자’란 관할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마친 자를 의미하며(공직선거법 제49조),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은 선거인들이 후보자에 대하여 좋은 평가를 내려 그 후보자의 당선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도록 할 의도라는 뜻으로 주관적 요소인 당선될 목적과 구별되는 개념으로서 객관적으로 후보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355 참조). 또한 허위의 사실’이란 객관적 진실에 맞지 않는 사실을 의미하며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가능성이 있으면 충분하고, 단순한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불과한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7도4294 판결 참조). 그리고 공표란 그 사전적 의미와 같이 수단이나 방법의 여하를 불문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알리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355;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992 판결 참조).

(나) 또한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허위의 사실 공표방법으로 ‘기타의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기타의 방법으로’ 부분은 예시적 입법형식에 해당하는데, 예시적 입법형식에 있어서 일반조항 규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법관의 재량이 광범위하게 인정되어 자의적인 해석을 통하여 그 적용범위를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어긋나므로 예시적 입법형식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려면 예시한 구체적인 사례들이 그 자체로 일반조항의 해석을 위한 판단지침을 내포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그 일반조항 자체가 그러한 구체적인 예시들을 포괄할 수 있는 의미를 담고 있는 개념이어야 한다(헌재 2009. 3. 26. 2007헌바72 참조).

그런데 허위사실의 공표방법으로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을 포함하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은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을 들고 있다. 허위사실의 공표방법으로 예시되고 있는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는 공직선거법에서 선거운동의 방법으로 구체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것들이며, 선전문서는 후보자의 경력·정견·인사 등의 내용과 사진·기호 따위를 적은 문서를 의미하는바, 이와 같이 허위사실의 공표방법으로 예시되고 있는 것들은 모두 공직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달하는 수단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타의 방법’은 이러한 구체적인 예시들을 포괄하는 것으로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에 준하여 공직선거 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달하는 매체 내지 방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충분히 해석된다(헌재 2009. 3. 26. 2007헌바72 참조).

(다) 결국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의 문언의 의미 및 입법취지, 관련 공직선거법 조항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는지 충분히 알 수 있고, 법 집행기관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선거인들에게 후보자의 능력, 자질 등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헌재 2009. 3. 26. 2007헌바72 참조), 후보자로 하여금 당선될 목적으로 자신의 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므로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후보자가 자신의 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선거인들이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자료를 가지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선거인들에게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후보자가 자신의 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당선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등과 같이 공직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 내지 방법을 통해, 단순한 가치판단이나 의견표현이 아닌 허위의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그 문언 자체로 처벌되는 행위의 유형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의 입법목적을 고려하면, 허위의 사실의 대상이 되는 후보자의 ‘행위’란 후보자 일상생활의 모든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의 자질, 성품, 능력 등과 관련된 것으로서 선거인의 후보자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줄 만한 사항으로 한정된다.

한편 허위의 사실’이란 객관적 진실에 맞지 않는 사실을 의미하는바, 공표된 사실이 핵심적인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언제나 100% 진실을 요구한다면 이는 불가능한 것으로서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지나친 제한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나, 여기서는 공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면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 볼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9도26 판결 참조), 허위사실공표금지가 표현에 대한 지나친 제약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이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후보자가 자신의 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의 문언, 입법취지 등에 의해 금지되는 행위의 유형이 제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이 필요 이상으로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거나 입법목적을 달성하면서 덜 침해적인 대안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3)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선거인들에게 후보자의 능력, 자질 등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은 중대하다. 반면 청구인과 같은 후보자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허위의 사실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알리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지만,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을 위반하지 않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거나 정치적 표현을 하는 것은 허용되므로 그 불이익이 감수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달성되는 공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의 원칙도 충족한다.

(4) 소결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기부행위금지 조항, 이 사건 허위사실공표금지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