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악의적인 허위 내용의 문자를 대량 발송, 당내경선에서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후보 지지를 안내

 

 

국회의원선거 및 당내경선에서 선거운동이 문제된 사례

사실관계

선거운동원들이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악의적인 허위 내용의 문자를 대량 발송, 당내경선에서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후보 지지를 안내하였다.

판단

법원은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악의적인 허위 내용의 문자를 대량 발송한 선거운동원들에게는 실형 및 집행유예를, 당내경선에서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후보 지지를 안내한 선거운동원들에게는 개정 공직선거법에 따라 전화 선거운동은 허용된다는 이유로 면소를 선고하였다.

 

 

국회의원선거 및 당내경선에서 선거운동

울산지방법원 2021. 2. 9. 선고 2020고합257, 283(병합) 판결 [공직선거법위반]

피 고 인        1. 허일번, 77(년생, 이하 동일), 남, 기타전문직
                    2. 제이번, 68, 남, 무직
                    3. 김삼번, 64, 여, 프리랜서 강사
                    4. 성사번, 76, 학원운영
                    5. 김오번, 72, 무직
                    6. 김육번, 69, 여, 프리랜서 강사
                    7. 이칠번, 60, 남, 무직
                    8. 최팔번, 57, 무직
                    9. 정구번, 53, 무직
                   10. 엄십번, 67, 보험설계사
                   11. 문십일, 67, 인테리어업
검 사           김민희(기소), 장영롱(공판)
변 호 인      변호사 김민정(피고인 허일번, 제이번, 성사번, 김오번, 김육번, 이상규, 최팔번, 정구번, 엄십번, 문십일을 위한 국선)
                   법무법인 (피고인 김삼번을 위하여)
                   담당변호사

 

주 문

피고인 제이번, 정구번을 각 징역 10월에, 피고인 엄십번, 문십일을 각 징역 1년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엄십번, 문십일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각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제이번에 대한 공소사실 중 경선운동방법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 및 피고인 허일번, 김삼번, 성사번, 김오번, 김육번, 이칠번, 최팔번은 각 면소.

 

이 유

범 죄 사 실

박성민은 2020. 4. 15.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구 미래통합당) 소속 울산 중구 후보자로 출마하여 당선된 사람이고, 피고인들은 같은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울산 중구 후보자로 출마하였던 임상대의 선거운동을 도운 사람들이다.

1. 피고인 제이번

누구든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ㆍ방송ㆍ신문ㆍ통신ㆍ잡지ㆍ벽보ㆍ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에게 불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ㆍ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4. 3. 11:26경부터 11:35경까지 울산 중구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울산 중구 주민 송○○를 비롯한 지인들 73명에게 “퍼 온 글 입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시민들에게 표를 구걸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잘 읽어보시고 난 후 깊이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모 후보가 살아온 어두운 면모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중학교때 옆집 여중생을 강간하여, 이 사건으로 중2때 퇴학 되었습니다. 피해자는 그 충격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결혼도 하지 못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하였답니다.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에 진학 한 후에는 일명 ‘병영성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동자로 중2여학생을 집단 성폭행 하였으며, (중략) 그리고 그 후에도 여러 비리를 저질러 공분을 산 적도 있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보면 염치도 양심도 없이 힘이면 다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듯 합니다. 이런 사람이 우리 시민들의 대표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사람을 지도자로 만들어 놓고 과연 자식들 앞에서 떳떳할 수 있겠습니까! 진영의 논리를 떠나서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총선을 통해서 이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에 동의 하신다면 주변 지인들에게도 퍼날라 주십시오, 밝은 사회를 위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그러나 사실 박성민은 중학교 때 여중생을 강간하여 퇴학을 당하거나, 병영성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동자로서 중2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실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자 박성민을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위와 같이 허위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하였다.

2. 피고인 정구번

누구든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ㆍ방송ㆍ신문ㆍ통신ㆍ잡지ㆍ벽보ㆍ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에게 불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ㆍ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4. 3. 12:56경부터 12:59경까지 불상지에서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울산 중구 주민 남○○를 비롯한 지인들 238명에게 “퍼 온 글 입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시민들에게 표를 구걸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잘 읽어보시고 난 후 깊이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모 후보가 살아온 어두운 면모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중학교 때 옆집 여중생을 강간하여, 이 사건으로 중2때 퇴학 되었습니다. 피해자는 그 충격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결혼도 하지 못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하였답니다.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에 진학 한 후에는 일명 ‘병영성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동자로 중2여학생을 집단 성폭행 하였으며, (중략) 그리고 그 후에도 여러 비리를 저질러 공분을 산 적도 있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보면 염치도 양심도 없이 힘이면 다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듯 합니다. 이런 사람이 우리 시민들의 대표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사람을 지도자로 만들어 놓고 과연 자식들 앞에서 떳떳할 수 있겠습니까! 진영의 논리를 떠나서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총선을 통해서 이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에 동의하신다면 주변 지인들에게도 퍼날라 주십시오, 밝은 사회를 위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그러나 사실 박성민은 중학교 때 여중생을 강간하여 퇴학을 당하거나, 병영성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동자로서 중2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실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자 박성민을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위와 같이 허위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하였다.

3. 피고인 엄십번, 피고인 문십일의 공동범행

누구든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ㆍ방송ㆍ신문ㆍ통신ㆍ잡지ㆍ벽보ㆍ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에게 불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ㆍ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여서는 아니되고,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가 아닌 자는 자동 동보통신의 방법으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박성민에 관한 문자메시지가 울산 중구 주민들 사이에 유포되고 있는 것을 알고, 대량 문자메시지 전송 사이트를 이용하여 해당 문자메시지를 다수의 선거구민들에게 전파하고 피고인 문십일이 건당 32원의 비용을 부담하기로 공모한 후,

가. 2020. 4. 8. 10:41경부터 2020. 4. 9. 11:34경까지 울산 남구 신정동에 있는 PC방에서 대량 문자 전송 사이트인 문자119 사이트에 접속하여, 별지 범죄일람표(생략) 기재와 같이 3회에 걸쳐 성명불상의 울산 중구 주민 14,305명에게 “(광고)밝은사회 정의구현, 퍼 온 글 입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시민들에게 표를 구걸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잘 읽어보시고 난 후 깊이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모후보가 살아온 어두운 면모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중학교 때 옆집 여중생을 강간하여, 이 사건으로 중2때 퇴학 되었습니다. 피해자는 그 충격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결혼도 하지 못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하였답니다.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에 진학 한 후에는 일명 ‘병영성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동자로 중2여학생을 집단 성폭행 하였으며, (중략) 그리고 그 후에도 여러 비리를 저질러 공분을 산 적도 있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보면 염치도 양심도 없이 힘이면 다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듯 합니다. 이런 사람이 우리 시민들의 대표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사람을 지도자로 만들어 놓고 과연 자식들 앞에서 떳떳할 수 있겠습니까! 진영의 논리를 떠나서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총선을 통해서 이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에 동의 하신다면 주변 지인들에게도 퍼날라 주십시오, 밝은 사회를 위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나. 2020. 4. 9. 15:53경부터 18:20경까지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생략) 기재와 같이 12회에 걸쳐 성명불상의 울산 중구 주민 35,546명에게 “(광고)밝은 사회 정의구현, 세상에!!!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시민들에게 표를 구걸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잘 읽어보시고 난 후 깊이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모 후보가 살아온 어두운 면모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중학교 때 옆집 여중생을 강간하여 퇴학되었습니다. (중략) 지금은 중구에 위치한 현대산업개발 함바식당을 하게 해주는 조건으로 금품을 수수하여 검찰에 고발접수 되어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그러나 사실 박성민은 중학교 때 여중생을 강간하여 퇴학을 당하거나, 병영성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동자로서 중2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실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자 박성민을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대량 문자 발송 사이트에 합계 1,629,000원의 이용료를 지급하고 위와 같이 허위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문자메시지 49,851통을 전송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함과 동시에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가 아님에도 15회에 걸쳐 자동 동보통신의 방법으로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증거의 요지

(생략)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 피고인 제이번, 정구번: 각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포괄하여)
○ 피고인 엄십번, 문십일: 각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 형법 제30조(낙선 목적 허위사실공표의 점, 포괄하여), 각 공직선거법 제256조 제3항 제1호 나목, 제59조 제2호, 형법 제30조(자동 동보통신 문자메시지 전송방법 위반의 점, 포괄하여)

1. 상상적 경합

○ 피고인 엄십번, 문십일: 형법 제40조, 제50조(판시 제3항의 각 공직선거법위반죄 상호간, 형이 더 무거운 낙선 목적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 피고인들: 각 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 피고인 엄십번, 문십일: 각 형법 제62조 제1항(각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 참작하여)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들은 당시 박성민의 여중생 강간 등 의혹(이하 ‘이 사건 의혹’이라고 한다)이 허위라는 사실에 대해 인식이 없었거나 피고인들에게는 이 사건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피고인들에게 낙선 목적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공직선거법 제250조 소정의 허위사실공표죄에서는 공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이 구성요건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행위자의 고의의 내용으로서 그 사항이 허위라는 것의 인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주관적 인식의 유무는 그 성질상 외부에서 이를 알거나 입증하기 어려운 이상 공표 사실의 내용과 구체성, 소명자료의 존재 및 내용, 피고인이 밝히는 사실의 출처 및 인지경위 등을 토대로 피고인의 학력, 경력, 사회적 지위, 공표 경위, 시점 및 그로 말미암아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파급효과 등 제반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규범적으로 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도2627 판결 등 참조).

민주주의 정치제도 하에서 언론의 자유는 가장 기초적인 기본권이고 선거과정에서도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직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의 공직담당적격을 검증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중요한 일이므로, 그 적격검증을 위한 언론의 자유도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후보자에게 위법이나 부도덕함을 의심케 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허용되어야 하고, 공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이라 하여 그에 대한 의혹의 제기가 쉽게 봉쇄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한편 근거가 박약한 의혹의 제기를 광범위하게 허용할 경우, 비록 나중에 그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더라도 잠시나마 후보자의 명예가 훼손됨은 물론, 임박한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오도하는 중대한 결과가 야기되고, 이는 오히려 공익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후보자의 비리 등에 관한 의혹의 제기는, 비록 그것이 공직적격 여부의 검증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무제한 허용될 수는 없고, 그러한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2. 20. 선고 2001도613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8도1044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검토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박성민에 대한 이 사건 의혹이 허위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피고인들에게 위와 같은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 정구번은 박성민의 중학교 동창으로부터 박성민이 중학교 때 여학생을 강간하여 퇴학을 당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피고인 제이번, 엄십번, 문십일은 피고인 정구번으로부터 이 사건 의혹을 듣거나 울산 중구의 주민들에게 그러한 내용을 들어 이 사건 의혹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진술한다. 이러한 피고인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정구번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결국 이 사건 의혹의 당사자 또는 이 사건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여 줄 수 있는 인물이 아닌 박성민의 경쟁 후보였던 임상대의 지지자에 불과한 사람들 또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통해 이 사건 의혹을 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인 제이번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의혹 관련하여) 이번 선거 때 다시 확인을 해보거나 한 것은 아니고, 이번 선거 때는 그냥 선거사무실에서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소문을 들은 것입니다., 저도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고, 중구 병영성 주변 주민들이 옛날에 병영성 근처에서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어딘가에서 들었을 뿐입니다., 그냥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2020고합283호 증거기록 제4권 705, 706쪽)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문십일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의혹은) 공공연하게 도는 이야기인데, 구체적으로 어디서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2020고합283호 증거기록 제4권, 761쪽)라고 진술하였으며, 피고인 엄십번은 수사기관에서 “(문십일에게 이 사건 의혹의 사실여부에 대해)물어봤는데, 문십일이 선거 때만 되면 예전부터 떠돌아다니던 소문이라고만 했습니다., (이 사건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은 안해봤습니다.”(2020고합283호 증거기록 제4권 679, 680쪽)라고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피고인 제이번, 문십일, 엄십번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은 그러한 내용의 소문이 공공연했기 때문에 만연히 이를 사실로 믿었다는 것일 뿐이다.

3) 피고인들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의 각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 전에 이 사건 의혹과 관련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하거나 공신력 있는 기관에 문의하는 등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 피고인 정구번은 정동창으로부터 이 사건 의혹을 전해 들었는데, 위 정동창이 박성민의 중학교 동창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 의혹의 내용이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그와 같이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정구번이 정동창으로부터 이 사건 의혹에 대해 전해들은 시점(2020. 4. 4.)은 피고인 정구번이 정동창을 비롯한 울산 중구 주민들에게 이 사건 의혹을 내용으로 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시점(2020. 4. 3) 이후인바, 정동창의 말을 믿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게 되었다는 피고인 정구번의 주장은 믿기 어려운 점, 정동창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자신은 박성민이 중학생 시절 여중생을 성폭행하여 중학교에서 퇴학 처분을 당하였다는 내용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였을 뿐 박성민이 병영성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동자였다는 의혹에 관하여는 이야기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위와 같은 내용을 피고인 정구번으로부터 듣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동창의 진술은 피고인 정구번과 정동창 사이의 전화통화를 녹취한 녹취서(2020고합283호 증거기록 제1권 311쪽)와도 일부 부합해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피고인들: 각 징역 1월∼7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피고인 제이번

[유형의 결정] 선거범죄 > 03. 허위사실공표·후보자비방 > [제3유형] 낙선목적 허위사실공표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허위사실 또는 비방내용이 후보자 평가에 관한 선거구민의 매우 중요한 판단 사항에 관계되는 경우, 선거일에 임박한 경우, 상대방이 상당히 다수이거나 전파성이 매우 높은 경우,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동종 전과(벌금형 포함)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특별가중영역, 징역 1년∼4년 6월

나. 피고인 정구번, 엄십번, 문십일

[유형의 결정] 선거범죄 > 03. 허위사실공표·후보자비방 > [제3유형] 낙선목적 허위사실공표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허위사실 또는 비방내용이 후보자 평가에 관한 선거구민의 매우 중요한 판단 사항에 관계되는 경우, 선거일에 임박한 경우, 상대방이 상당히 다수이거나 전파성이 매우 높은 경우,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특별가중영역, 징역 1년∼4년 6월

3. 선고형의 결정

가. 피고인 제이번, 정구번: 각 징역 10월

나. 피고인 엄십번, 문십일: 각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지지하는 임상대의 경쟁 후보자인 박성민의 낙선을 목적으로 그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후보자들 사이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선거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훼손할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아니하다. 특히 피고인들이 발송한 문자메시지에는 박성민이 과거 두 차례에 걸쳐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악의적인 내용이 매우 단정적인 어조로 기재되어 있고,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발송되었으며, 그 시기 역시 선거일에 임박한 시점이었는바, 이와 같이 피고인들이 공표한 허위사실의 내용과 그 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의 행위가 일반 유권자들의 합리적 판단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제이번은 동종범행으로 인해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범행으로 나아가 개전의 정이 없어 보이며, 피고인 정구번은 임상대 선거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는바, 그 책임이 가볍지 아니하다.

다만, 피고인 엄십번은 초범인 점, 피고인 문십일에게 동종전력은 없는 점, 피고인들의 행위에도 불구하고 박성민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어 결과적으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선거의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을 참작하고, 그밖에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에의 가담 정도, 선거에서의 역할,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면소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임상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울산중구 선거구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후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 출마한 사람이고, 피고인들은 위 임상대의 선거운동을 도운 자원봉사자들이다.

정당이 당원과 당원이 아닌 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여 실시하는 당내경선에서는 선거사무소에 현수막을 설치하거나 예비후보자의 성명·사진 등이 기재된 명함을 예비후보자가 직접 주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등 법률에 규정된 방법 외의 다른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울산 중구 선거구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을 당원 투표 50%, 일반인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2020. 3. 7.부터 3. 9.까지 3일간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제이번은 임상대의 선거사무실 자원봉사자들로 하여금 불특정 다수의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전화하여 당내경선에서 임상대를 지지해달라는 지지호소를 하게 하고, 스스로도 직접 유권자들에게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 제이번은 2020. 2. 말경 불상지에서 ‘중구 경선이 3. 7.부터 3일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역번호 02로 시작되는 서울 전화 오면 받아주시고 임상대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전화 지지호소 문구를 작성한 다음, 위 전화 지지호소 문구와 울산 중구 주민들의 연락처가 기재된 A4용지를 피고인 허일번, 피고인 김삼번, 피고인 성사번, 피고인 김오번, 피고인 김육번, 피고인 이칠번에게 배부하였다.

1. 피고인 제이번의 단독범행

피고인은 2020. 3. 1. 11:53경 울산 중구에 있는 임상대의 선거사무실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울산 중구에 거주하는 불상의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저는 4. 15. 총선 중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상대 후보 지지자입니다. 중구 경선이 3. 7.부터 3일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역번호 02로 시작되는 서울 전화가 오면 받아주시고 임상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여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같은 날 15:16경까지 총 67명의 선거구민들에게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하였다.

2. 피고인 허일번, 피고인 제이번의 공동범행

피고인 허일번은 위와 같이 피고인 제이번으로부터 전화번호 목록 및 전화 지지호소 문구를 받은 후, 2020. 3. 1. 13:06경 위 임상대의 선거사무실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울산 중구에 거주하는 불상의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저는 4. 15. 총선 중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상대 후보 지지자입니다. 중구 경선이 3. 7.부터 3일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역번호 02로 시작되는 서울 전화가 오면 받아 주시고 임상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여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같은 날 15:52경까지 총 66명의 선거구민들에게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하였다.

3. 피고인 김삼번, 피고인 제이번의 공동범행

피고인 김삼번은 위와 같이 피고인 제이번으로부터 전화번호 목록 및 전화 지지호소 문구를 받은 후, 2020. 3. 1. 12:16경 위 임상대의 선거사무실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울산 중구에 거주하는 불상의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저는 4. 15. 총선 중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상대 후보 지지자입니다. 중구 경선이 3. 7.부터 3일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역번호 02로 시작되는 서울 전화가 오면 받아주시고 임상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여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같은 날 13:39경까지 총 56명의 선거구민들에게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하였다.

4. 피고인 성사번, 피고인 제이번의 공동범행

피고인 성사번은 위와 같이 피고인 제이번으로부터 전화번호 목록 및 전화 지지호소 문구를 받은 후, 2020. 3. 2. 14:44경 위 임상대의 선거사무실에서 피고인 허일번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울산 중구에 거주하는 불상의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저는 4. 15. 총선 중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상대 후보 지지자입니다. 중구 경선이 3. 7.부터 3일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역번호 02로 시작되는 서울 전화가 오면 받아주시고 임상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여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같은 날 17:54경까지 총 60명의 선거구민들에게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하였다.

5. 피고인 김오번, 피고인 제이번의 공동범행

피고인 김오번은 위와 같이 피고인 제이번으로부터 전화번호 목록 및 전화 지지호소 멘트지를 받은 후, 2020. 3. 2. 15:06경 울산 중구에 있는 건물에서 임상대의 동생 임동생 명의로 개통하여 피고인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울산 중구에 거주하는 불상의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저는 4. 15. 총선 중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상대 후보 지지자입니다. 중구 경선이 3. 7.부터3일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역번호 02로 시작되는 서울 전화가 오면 받아주시고 임상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여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3. 7. 16:07경까지 총 119명의 선거구민들에게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하였다.

6. 피고인 김육번, 피고인 제이번의 공동범행

피고인 김육번은 위와 같이 피고인 제이번으로부터 전화번호 목록 및 전화 지지호소 멘트지를 받은 후, 2020. 3. 2. 14:37경 위 임상대의 선거사무실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울산 중구에 거주하는 불상의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저는 4. 15. 총선 중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상대 후보 지지자입니다. 중구 경선이 3. 7.부터 3일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역번호 02로 시작되는 서울 전화가 오면 받아주시고 임상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여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같은 날 16:53경까지 총 71명의 선거구민들에게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하였다.

7. 피고인 이칠번, 피고인 제이번의 공동범행

피고인 이칠번은 위와 같이 피고인 제이번으로부터 전화번호 목록 및 전화 지지호소 멘트지를 받은 후, 2020. 3. 1. 12:36경 위 임상대의 선거사무실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울산 중구에 거주하는 불상의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저는 4. 15. 총선 중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상대 후보 지지자입니다. 중구 경선이 3. 7.부터 3일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역번호 02로 시작되는 서울 전화가 오면 받아주시고 임상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여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같은 날 17:51경까지 총 77명의 선거구민들에게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하였다.

8. 피고인 최팔번의 단독범행

피고인은 임상대의 선거사무실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 더불어민주당 울산중구 선거구 당내경선이 임박하자 임상대를 위해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내경선에서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하기로 마음먹고, 2020. 2. 27. 17:12경 위 임상대의 선거사무실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울산 중구에 거주하는 불상의 선거구민에게 전화를 걸어 “중구 경선에서 임상대를 지지하여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여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3. 8. 14:31경까지 총 144명의 선거구민들에게 임상대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하였다.

2. 판단

가. 개정된 공직선거법의 내용

구 공직선거법(2020. 12. 29. 법률 제17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직선거법’이라고 한다)은 제59조에서 ‘선거운동은 선거기간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선거운동기간 외의 기간에 할 수 있는 선거운동방법으로 제59조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예외를 두고 있었다. 그 후 2020. 12. 29. 법률 제17813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이하 ‘개정 공직선거법’이라고 한다)은 제59조 제4호를 신설하여 선거운동기간 외의 기간에 할 수 있는 선거운동방법으로 선거일이 아닌 때에 전화(송ㆍ수화자 간 직접 통화하는 방식에 한정하며,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 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는 제외한다)를 이용하거나 말(확성장치를 사용하거나 옥외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개정 공직선거법이 시행된 이후로는 선거일 당일을 제외하고는 전화를 이용하여 송ㆍ수화자간 직접 통화하는 방식(컴퓨터를 이용한 자동 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는 제외, 이하 ‘전화 선거운동’이라고 한다)은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각1)의 ‘이 법에 규정된 방법’에 해당하는바, 전화 선거운동을 하더라도 이는 더 이상 선거운동방법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다.

 

각1)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선거운동기간 전에 이 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선전시설물ㆍ용구 또는 각종 인쇄물, 방송ㆍ신문ㆍ뉴스통신ㆍ잡지, 그 밖의 간행물, 정견발표회ㆍ좌담회ㆍ토론회ㆍ향우회ㆍ동창회ㆍ반상회, 그 밖의 집회, 정보통신, 선거운동기구나 사조직의 설치, 호별방문, 그 밖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나. 개정 공직선거법이 경선운동에 대하여 적용되는지 여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개정 공직선거법 하에서는 전화 선거운동이 선거일 당일을 제외하고는 상시 허용되는 선거운동방법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당내경선에 있어서도 허용되는 경선운동방법이라고 할 것인바, 당내경선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하여 전화 선거운동을 하였다면, 이는 더 이상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선거운동방법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1) 공직선거법 제57조의3 제1항은 정당이 당원과 당원이 아닌 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여 실시하는 당내경선에서는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 외의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고 정하면서 제60조의3 제1항 제1호ㆍ제2호에 따른 방법(제1호), 정당이 경선후보자가 작성한 1종의 홍보물을 1회에 한하여 발송하는 방법(제2호), 정당이 합동연설회 또는 합동토론회를 옥내에서 개최하는 방법(제3호)으로 경선운동방법을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2항 제3호는 제57조의3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경선운동을 한 자에 대하여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2) 위 제255조 제2항 제3호 및 제57조의3 제1항의 문언에 의하면 제57조의3 제1항 각 호에 따른 방법 이외의 방법으로는 경선운동을 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전화 선거운동은 제57조의3 제1항 각 호에서 정하고 있는 허용되는 경선운동방법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전화를 이용하여 경선운동을 한 경우 이는 일응 제57조의3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제255조 제2항 제3호에서 정한 부정선거운동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3) 그러나 공직선거법이 앞서 본 바와 같이 당내경선운동방법을 제한하는 취지는 당내경선운동의 과열을 막아 질서 있는 경선을 도모함과 아울러 당내경선운동이 선거운동으로 변질되어 실질적으로 사전선거운동 금지규정 등을 회피하는 탈법적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바(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8869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도8815 판결 등 참조), 개정 공직선거법이 선거일 당일을 제외하고 전화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취지로 변경된 이상 경선운동방법으로서 전화를 이용하였더라도 이는 사전선거운동 금지규정 등을 회피하는 탈법적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없다.

4) 과거 공직선거법 제59조 제2호가 신설되어 선거일이 아닌 때에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개정(법률 제11374호)되었고, 이때에도 위와 마찬가지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으로 하는 선거운동은 제57조의3 제1항 각 호가 정하고 있는 허용되는 경선운동 방법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경선운동방법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비추어 공직선거법 제59조 제2호의 신설에 따라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을 당내경선 시 허용되는 경선운동방법에 포함시키더라도 사전선거운동의 금지규정 등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없게 되었다는 이유로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경선운동 역시 공직선거법이 허용하는 경선운동방법이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도12241 판결 참조).

5)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직선거법의 체계, 경선운동방법을 제한하는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경선운동을 위하여 전화를 이용하였더라도 이는 개정 공직선거법에 따라 허용되는 경선운동방법으로서 제255조 제2항 제3호에서 정한 부정선거운동죄로 처벌할 수 없다.

다. 이 사건에 개정 공직선거법이 적용되는지 여부

1) 형법 제1조 제2항은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는 신법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다.

2) 대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형법 제1조 제2항의 규정은 형벌법령 제정의 이유가 된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범죄로 보던 행위에 대하여 그 평가가 달라져 이를 범죄로 보고 처벌한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또는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개폐하였을 경우에 적용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법률이념의 변경에 의한 것이 아닌 다른 사정의 변천에 따라 그때그때의 특수한 필요에 대처하기 위하여 법령을 개폐하는 경우에는 이미 그 전에 성립한 위법행위를 현재에 관찰하여도 행위 당시의 행위로서는 가벌성이 있는 것이어서 그 법령이 개폐되었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형이 폐지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1997. 12. 9. 선고 97도2682 판결,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도1303 판결 등 참조)고 하여,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구법의 처벌규정이 폐지되었더라도 그와 같은 법령의 폐지가 ‘반성적 고려’에 따른 것이어야만 형법 제1조 2항에 따라 신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3) 한편, 개정 공직선거법은 부칙 제1조에서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 전화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취지의 제59조 제4호(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 및 이에 대한 처벌규정인 제254조 제2항에 대하여 아무런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는바, 결국 신법인 이 사건 조항이 피고인 허일번, 제이번, 김삼번, 성사번, 김오번, 김육번, 이칠번, 최팔번(이하 ‘피고인들’이라고 한다)에게 적용되는지 여부는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말이나 전화로 하는 선거운동에 대한 평가가 달라져 위 행위를 처벌하였던 것이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의 차원에서 이 사건 조항이 신설된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는바, 이하에서 이에 대해 살펴본다.

4) 선거운동은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일 뿐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로서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선거인의 합리적 선택을 위해서는 과열선거에 대한 일정한 규제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선거운동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보호되므로 선거운동은 ‘금지가 원칙이고 허용이 예외’가 되어서는 아니된다. 한편 선거운동의 과도한 제한은 정치적 기득권자에게 유리한 반면, 도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여 정치적 신인의 등장을 제약하게 되므로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는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08. 10. 30. 2005헌바32 결정 중 반대의견 참조).

5) 개정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처벌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선거운동의 자유가 부당하게 위축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예비후보자 선거운동 장소 제한을 완화하고, 말, 전화 및 명함교부를 통한 선거운동 규제를 완화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함’을 개정의 이유로 들고 있다.

6) 공직선거법 제59조는 후보자 간의 지나친 경쟁이 선거관리의 곤란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무리한 경쟁으로 사회ㆍ경제적으로 발생할 손실을 막기 위해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의 기간을 제한하고 있지만, 전화 선거운동이나 말로써 하는 선거운동 모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선거권자를 ‘1:1’로 접촉하여야 하는 방법적 특성이 있고, 전화 선거운동의 경우에는 자동 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로 하는 선거운동을 허용하지 아니하고 있어 선거구민에게 끼치는 영향력에도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는바, 위 각 선거운동의 방식은 경제력에 구애받는 정도가 비교적 덜하고 선거 과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크지 않아 보인다각2). 이러한 점에서 개정 공직선거법 시행 전 전화 선거운동에 대한 가벌성이 높다고 할 수 없다.

 

각2) 이와 관련하여 선거운동원의 영입 및 그에 따른 폐해를 지적할 수 있겠으나, 공직선거법이 선거사무장 등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수당과 실비를 지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금품 기타 이익의 제공 등을 금지하고 있고 기부행위 역시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의 각 규정(공직선거법 제135조, 제112조 내지 제117조 등)에 의해 위와 같은 선거 과열 등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

 

7) 선거운동기간에 대한 공직선거법(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을 포함한다) 제59조는 선거운동 규제를 완화하는 취지로 수차례 개정되면서도 각 그 부칙에서 경과규정을 두어(법률 제7189호의 부칙 제17조, 법률 제11374호의 부칙 제14조, 법률 제14556호의 부칙 제5조) 각 법률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에 있어 종전의 법률을 따르도록 한 반면, 개정 공직선거법은 벌칙의 적용에 대하여 경과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 물론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사정 그 자체만으로 입법자가 반성적 고려에서 법률을 개폐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겠으나, 위와 같이 과거 공직선거법과는 달리 개정 공직선거법에 대해서만은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사정은 입법자가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개폐하였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하나의 근거로 삼을 수 있어 보인다.

8) 한편, 기존에 제한되었다가 허용된 선거운동방법인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거나 인터넷홈페이지 등에 글이나 동영상을 게시하는 방법,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각3)(이하 ‘문자메시지 전송 등 방법’이라고 한다)과 이 사건 조항을 통해 새롭게 허용된 직접 전화를 걸거나 말로 지지를 호소하는 방법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전제에서, 지난 공직선거법 개정 시 입법자는 문자메시지 전송 등 방법을 허용하도록 개정하면서 그 부칙에 경과규정을 두었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입법자가 이 사건 조항에 대해서 만큼은 그동안의 처벌이 부당하였다는 고려로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문자메시지 전송 등 방법이 이 사건 조항의 전화 선거운동 및 말로써 하는 선거운동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면, 오히려 문자메시지 전송 등 방법을 허용하는 취지의 각 개정 공직선거법이 시행된 이후부터는 말로 하는 선거운동 및 전화 선거운동 역시 허용되는 선거운동방법으로 보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설령 전화 선거운동 및 말로써 하는 선거운동에 대해서 이를 허용하는 별도의 입법이 필요한 것으로 보더라도 위와 같은 전제에 선 이상 위 각 공직선거법 및 개정 공직선거법은 입법자가 입법재량에 따라 본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의 여러 선거운동 중 문자메시지 전송 등 방법을 먼저 허용하고 그 이후 단계적으로 전화 선거운동 및 말로써 하는 선거운동을 허용한 것에 해당하므로, 입법자가 이 사건 조항에 대해 경과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적어도 문자메시지 전송 등 방법을 허용하는 취지의 각 개정 공직선거법이 시행된 이후 개정 공직선거법 시행 이전에 있었던 전화 선거운동 및 말로써 하는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아니하기 위한 것, 즉 문자메시지 전송 등 방법과 본질적으로 같은 전화 선거운동 및 말로써 하는 선거운동에 대해 처벌하던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점에서 위 견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각3) 2012. 2. 29. 법률 제11374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 및 2017. 2. 8. 법률 제14556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모두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 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을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 및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으로 하는 선거운동 관련하여 그 규제를 완화하였다. 다만 2012. 2. 29. 법률 제11374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59조 제2호는 ‘선거일이 아닌 때에’ 위 각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취지이고, 2017. 2. 8. 법률 제14556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59조 제2호는 ‘선거일에도’ 위 각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취지이다.

 

9) 앞서 본 4) 내지 8)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은 구 공직선거법이 전화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던 것 자체가 부당하다는 취지, 즉 반성적 고려에서 전화 선거운동을 허용하도록 개정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구 공직선거법이 아닌 이 사건 조항이 적용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 판결로서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면소가 선고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제이번에 대한 공소사실 중 경선운동방법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 및 피고인 허일번, 제이번, 김삼번, 성사번, 김오번, 김육번, 이칠번, 최팔번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의하여 각 면소를 선고한다.

 

재판장 판사 김관구 

           판사 남관모 

           판사 한윤영